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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파울루 벤투 감독의 축구 전술(빌드업)과 이강인 선수 합류가 늦은 이유

by 파이프라인만들기 2022. 12. 28.

파울루 벤투 감독과 그의 사단이 2022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에 적용한 축구 전술과 빌드업 축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 이강인 선수가 국가대표팀 최종명단에 늦게 포함된(합류한) 이유도 알아보겠습니다.

 

목적을 가진 패스 : 빌드업과 패턴 형성

목적을 가지고 이루어지는 패스 하나하나가 바로 빌드업의 한 과정입니다. 이 빌드업이 정해놓은 약속에 의해 진행되면 패턴이 됩니다. 

 

과거의 한국 축구에서는 목적 없이 이루어지는 패스가 많았지만, 이런 패스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패스 하나하나가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상대 선수를 끌어들여 공간을 만들어내는 패스, 상대의 무게 중심을 무너트리고  선수를 놓치게 만드는 3자 패스(2대 1 패스), 상대적으로 공간이 많은 쪽으로 공격 방향을 전환시켜주는 패스, 뒷공간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동료에게 연결해주는 패스, 세컨드 볼을 노리는 패스 등이 목적이 있는 패스입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 및 벤투 사단의 축구 전술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인 파울루 벤투와 그의 사단은 트렌드를 읽어낼 줄 아는 감독 사단이었습니다. 즉, 우리만의 패턴을 만들어냈습니다. 바로 후방에서부터 이루어지는 빌드업이 특징이며, 선수들 간의 위치가 스위칭되면서 생성되는 공간을 활용하는 축구입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후방 빌드업은 골키퍼부터 시작됩니다. 그래서 골키퍼의 발밑도 중요하며, 2018 월드컵에서 활약한 조현우 선수 대신 김승규 선수가 골키퍼 선발로 뽑혔습니다. 왼쪽 센터백과 오른쪽 센터백은 빌드업 능력이 있는 김영권 선수와 황인범 선수는 내려와서 볼을 받아주고, 앞으로 끌고 나와 공격 진영에서의 기점이 됩니다. 

 

과거 이 포지션에는 기성용 선수가 해당 역할을 했었고, 그 역할을 잘하는 선수가 벤투호의 핵심이었습니다. 기성용 선수가 은퇴하자 황인범 선수가 이 자리를 맡게 되고, 벤투호의 전술의 핵심이 됩니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윙어, 스트라이커 자리에는 공격진영에서 공간 창출을 하기 위해 스위칭에 능한 선수를 기용합니다. 그래서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선수를 선호하고 기용하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주민규 선수를 뽑지 않은 것과 나상호 선수를 편애한다는 것입니다.

스위칭을 하기 위해서는 윙어가 안쪽으로 접고 들어와야 하기에 반대발 윙어나 중앙 지향적인 미드필더를 윙어로 기용합니다. 그리고 비어있는 측면 공격은 풀백에게 맡기는 전술을 택합니다.(윙어가 정발이면 윙어가 측면으로 움직이게 하고, 풀백을 인버티드 풀백으로 사용해 중앙으로 접고 들어오게 합니다.)

또한 말씀드린 대로 공격진의 4명의 선수는 계속 위치를 바꾸며 공간을 만들고, 그 빈 공간으로 다른 선수가 침투해 들어가야 하기에 오프 더 볼 플레이가 좋고, 침투 능력이 있으며, 연계 플레이가 좋은 선수를 선호합니다.(황의조는 침투능력이, 조규성은 연계플레이가 가능합니다.)

공격뿐 아니라 모든 선수가 수비에게도 적극 가담해야 합니다. 그래서 활동 반경이 넓으면서 기동력을 갖추고, 수비력이 있는 선수를 선호합니다. 이는 이강인 선수가 6월까지 뽑히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이강인 선수의 대표팀 합류가 늦은 이유 : 단점과 극복

이강인 선수는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반쪽짜리 선수였습니다. 공격 능력은 뛰어나지만 수비력이 떨어져서 팀의 입장에서는 밸런스 잡기가 어렵습니다. 특히나 소속팀인 레알 마요르카는 약팀이기에 수비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강인 선수는 안 되는 수비를 하려고 과욕을 부리다가 퇴장도 두어 번 당합니다. 

이강인 선수는 탈압박 능력과 볼 키핑력이 좋은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불필요한 개인기로 팀의 템포를 죽이는 플레이도 많았습니다. 몸의 가속력과 최대 속력도 빠른 편이 아니어서 팀의 플레이를 더 느려지게 만들었죠. 그래서 이강인 선수를 기용할 때에는 중앙 공격수를 제외한 선수 구성을 모두 수비력이 있는 선수로 구성했고, 팀 성적이 좋지 않자 점차 주전에서 밀려났습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이번 시즌 들어서 이강인 선수의 모든 단점이 사라지고 오히려 장점이 되었습니다. 부지런하게 움직이면서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고, 수비력도 좋아져서 볼 경합 승률도 좋아졌습니다. 심지어 수비적으로도 팀에서 톱클래스 선수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불필요하게 시간을 끄는 플레이도 사라지고, 간결하게 플레이하면서 팀의 템포가 살아났습니다. 코어근육 운동을 많이 해서인지 이번 2022-2023 라리가 시즌에서는 가속력과 최대속력도 향상되었습니다. (현재 최대 32~33km/h)

레알 마요르카 감독이 하비에르 아기레로 바뀌면서 전술도 이강인 선수에게 포커싱 됩니다. 그러자 공격력도 더욱 날카로워집니다. 아기레 감독이 U-20 월드컵에서 골든슈를 수상할 때를 참고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빅 앤 스몰 조합으로 오세훈 선수와 손발을 맞췄었는데, 마요르카에서는 장신의 무리키가 오세훈의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강인 선수의 얘기가 길어졌는데, 벤투 감독은 자신의 전술(패턴)을 구현시킬 유형의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했습니다. 그렇게 팀을 만들어가자, 벤투 감독의 대표팀에 뽑혀서 훈련한 국내파 선수가 '이렇게 훈련할 수도 있는지 처음 알았다'며 인터뷰에서 만족감을 표현했습니다. 

 

유럽파 선수들은 벤투의 전술을 훈련하면서  '유럽 수준의 훈련이다'라고 인정했습니다.. 벤투 이전에는 유럽파 선수들이 '유럽에서는 이렇게 하지 않습니다.'라고 인터뷰를 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그리고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결과로 그의 전술과 노력을 증명했습니다.

 

벤투 이후의 다음 감독도 좋은 축구 전술을 잘 구사해서 결과로써 증명하는 명장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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