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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랄프 랑닉 감독 이야기 그리고 그의 제자들(토마스 투헬, 율리안 나겔스만)

by 파이프라인만들기 2022. 12. 22.

랄프 랑닉 감독의 이야기와 선수 중용 그리고 그의 제자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랑닉은 축구 감독에 한정되기보다는 팀의 방향성과 철학을 구축하는 디렉터로서 더 뛰어난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래 순서로 내용을 전개해 보겠습니다.

  • 디렉터 랄프 랑닉(feat. 레드불 회사)
  • 랄프 랑닉의 선수 중용
  • 랄프 랑닉의 제자 1. 토머스 투헬
  • 랄프 랑닉의 제자 2. 율리안 나겔스만

디렉터로서 랄프 랑닉(feat. 레드불 회사)

2012년에 축구사에서 아주 중요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레드불(RedBull, 에너지 음료 회사) 회사가 축구 산업에 뛰어들면서 자신들의 정체성과 맞는 축구 사단을 구축해 줄 사람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에 적합한 사람이 랄프 랑닉(~2011 FC 샬케 04 감독)이었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레드불은 에너지 드링크를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2030 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젊음, 열정, 스피드, 도전 등을 추구합니다. 그래서 많은 익스트림 스포츠 구단을 소유 및 운영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F1에서 레드불 레이싱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랄프 랑닉은 레드불이 찾는 적합한 인재였습니다. 그래서 디렉터 겸 감독으로 RB 라이프치히(레드불이 지원하는 4번째 축구 클럽) 감독으로 취임했습니다. 랄프 랑닉과 레드불이 함께 설계한 제국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레드불은 전 세계에 여러 브런치 구단을 운영합니다. 그중 축구 클럽은 독일 분데스리가의 RB라이프치히, 오스트리아의 FC레드불 잘츠부르크, 미국 뉴욕의 레드불스, 브라질에 브라질 레드불 등 총 4개 구단이 있으며 모두 랄프 랑닉의 철학과 레드불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구단들은 소속 선수들의 커리어 사이클을 구성합니다.

우선 브라질에서 유망주를 발굴하면 오스트리아에서 경험을 쌓게 합니다. 그리고 해당 선수가 전성기가 되면 RB 라이프치히에 보냅니다. 마지막으로 전성기가 끝나면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사이클입니다. 가끔은 RB 라이프치히에서 담기에 너무 커버리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이 때는 높은 이적료를 받고 빅클럽에 해당 선수를 보내서 수익을 남기기도 합니다.

랑닉의 철학에 맞는 선수는 보통 젊은 선수들이므로, 2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선수들은 붙잡지 않습니다. 오히려 해당 선수 이적료를 통해 거기에서 번 돈으로 유망주에 투자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대표적인 예가 바로 황희찬(현 울버햄튼 원더러스 FC), 엘링 홀란드(현 맨체스터 시티 FC), 미나미노 타쿠미(현 AS 모나코 FC)입니다.

RB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 함께 뛰었던 이 3명의 선수(황희찬, 홀란드, 미나미노)는 챔피언스리그에서 큰 인상을 남깁니다.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황희찬 선수가 버질 반다이크(리버풀 FC, DF)를 무릎 꿇리는 장면이 대표적입니다. 홀란드는 이미 라이프치히가 담기에는 너무 커져서 리버풀로 보냅니다. 미나미노는 자유계약으로 풀려서 리버풀로 갑니다. 마지막 남은 황희찬은 뺏기지 않고 라이프치히로 갔습니다.

홀란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미나미노는 리버풀 급 선수가 아니었기에 더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황희찬 선수는 주요 순간마다 부상을 입어 주전경쟁에서 밀리고, 결국 울버햄튼 원더러스 FC로 임대 후 완전 이적을 하게 됩니다.

미나미노 관련해서 추가 에피소드를 말씀드리면, 미나미노가 FA로 풀렸을 때 위르겐 클롭(현 리버풀 FC 감독)은 구단에게 손흥민을 사달라고 요구합니다. 하지만 리버풀은 돈을 쉽게 쓰는 구단이 아니어서 미나미노를 데려옵니다. 당시 리버풀에서는 손흥민이 비싸다고 판단했는데 전혀 비싸지 않았습니다. 아쉽지만 미나미노는 클롭픽이 아니었기에 중용하지 않고 어쩔 수 없이 로테이션 자원으로 사용합니다. 이후 1월 이적 시장에서 미나미노와 포지션이 비슷한 루이스 디아즈(당시 FC 포르투)를 토트넘이 염가에 영입한다는 소문이 돌자 가로채기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미나미노를 AS 모나코로 보내버립니다.

일본 사람들은 클롭이 선수 운영 능력이 떨어지고, 미나미노를 활용 못한다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애초부터 미나미노는 클롭이 선호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급도 떨어집니다. 미나미노는 리버풀이 부른다고 바로 갈 것이 아니라, 독일에서 스텝업을 먼저 했어야 합니다.

다시 돌아와서, 랑닉은 선수뿐 아니라 코칭 스테프도 육성합니다.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축구 아카데미에서 코치 교육을 합니다. 미래가 유망한 지도자 및 스카우터를 양성해서 뉴욕 불스, 브라질 불스, 잘츠부르크로 파견을 보내 경험을 쌓게 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성과를 내면 RB 라이프치히로 불러옵니다.

이로 인해 독일 분데스리가에는 랑닉의 제자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분데스리가 외에 다른 유럽 리그에서도 꽤 많은 감독들이 랑닉 밑에서 컸습니다. 랑닉의 제자들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람 두 명이 토마스 투헬(첼시 FC 감독 2021~2022.9)과 율리안 나겔스만(현 FC 바에에른 뮌헨 감독)입니다. 이 두 사람에 대해서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랄프 랑닉의 제자 1. 토마스 투헬

투헬과 나겔스만은 모두 랑닉의 제자지만, 전술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이 둘의 전술은 오히려 위르겐 클롭과 유사합니다. 투헬은 틀에 박혀있지 않고, 유연하게 운영합니다. 전술 변태적인 성향(?)으로 펩 과르디올라와 마찬가지로 명장병이 있습니다. 공격에서는 공간 활용을 중시하고, 수비에서는 압박이 메인이지만 측면은 내주고 중앙을 사수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투헬이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은 선수단 구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상대적으로 골 결정력이 좋지 않은 선수들이 수비수를 끌어당겨 공간을 창출하고, 빈 공간으로 침투해 득점을 노립니다. 그래서 투헬의 전술과 팀에는 스위칭 플레이를 잘하는 선수들로 구성됩니다. 이 부분이 펩과 유사합니다.

투헬은 전술적으로 펩과 클롭에 견줄만한 감독으로 인정받습니다. 하지만 투헬의 불같은 성격과 팀에 안착하지 못하는 성향이 그를 저니맨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현재 첼시 FC의 감독을 그만둔 상태(경질)인데, 다음 팀이 어디가 될지 궁금하네요.

랄프 랑닉의 제자 2. 율리안 나겔스만

나겔스만은 28세의 젊은 나이로 분데스리가 1군 팀(TSG 1899 호펜하임, 독일) 감독으로 취임해 유명합니다. 투헬과 같이 변화무쌍한 전술을 구사합니다. 좋은 전술을 다 가져다가 본인 것으로 체화하는데, 마치 다른 초능력자들의 능력을 카피하는 초능력자 같은 느낌입니다.

나겔스만은 선수 보는 눈이 좋고, 선수의 기량과 장점을 극대화시켜주는 감독으로 유명합니다. 기본적인 특징은 랑닉 계열과 동일한 빠른 공수전환입니다. 지공 시에는 펩과 비슷하게 빠른 템포의 빌드업을 통해 빈 공간을 침투합니다. 수비를 할 때에는 빠르게 압박해 볼을 탈취하도록 합니다. 상대가 지공을 할 때에는 두 줄 수비를 촘촘하게 구성해 방어합니다. 이는 시메오네의 4-4-2 전술과 비슷하고,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 팀과도 비슷합니다.

여담으로 바이에른 뮌헨은 펩이 기틀을 잡아줬고(2013.7~2016.6), 현재의 나겔스만(2021.7부터 감독)이 발전시켜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펩과 나겔스만이 유사한 부분이 많은 이유입니다.

펩의 DNA는 FC 바르셀로나와 FC 바이에른 뮌헨에 이식되어 있으며, 이 두 팀을 기반으로 스페인과 독일의 국가대표 선수단이 구성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전급으로 보면 독일에는 바이에른의 선수가 6명, 스페인은 바르셀로나 선수가 5명입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스페인과 독일의 경기에서 유사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상한 점은 챔스에서는 바이에른 뮌헨이 바르셀로나를 압도했는데, 이번 월드컵에서는 스페인이 독일을 압도했네요. 국가대표 팀 감독들의 역량과 영향인 듯합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과 랄프 랑닉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감독으로 가장 영입하고 싶은 사람이 랄프 랑닉입니다. 랄프 랑닉이 감독으로 와서 축구 시스템을 전체적으로 잡아줬으면 합니다. 하지만 랑닉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에서 버림받고, 오스트리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했습니다.

랄프 랑닉이 어렵다면, 2022-2023 프리미어리그 시즌 도중 사우스 햄튼 FC에서 경질당한 랄프 하센휘틀 감독(2018~2022.11 사우스 햄튼 FC 감독)이라도 왔으면 좋겠습니다. 전력이 약함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하기 때문입니다. 결과 측면에서는 아쉬운 면도 있지만, 우리 팀을 스텝업 시켜줄 만한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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