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는 많은 문제가 있으며, 이를 개선해야 2026 월드컵을 넘어 우리나라 축구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대한축구협회의 대표적인 문제점들과 그중 하나인 중장기 비전과 실천력의 부재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대한축구협회 대표적인 문제점 세 가지
우선 대한축구협회가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점에 대해서 요약해 보겠습니다. 대한축구가 가지고 많은 문제점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세 가지 문제점입니다.
- 중장기 비전과 체계적인 추진(실천력)의 부재
- 행정력과 외교력의 부족
- 축구팀과 선수보다 돈/스폰서를 중시하는 문화
이번 글에서는 위 세 가지 문제점 중에서 중장기 비전과 체계적인 추진(실천력)의 부재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대한축구협회의 중장기 비전과 체계적인 추진의 부재
모든 조직은 장기/중기/단기 비전이 필요합니다. 회사를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리고 대한축구협회도 엄연한 회사입니다. 아쉽게도 대한축구협회의 장기/중기/단기 비전과 성과에 대해서 명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골든 에이지 정책 등이 있었습니다. 그 성과는 지동원(FW, FC 서울) 선수와 남태희(MF, 알두하일 SC) 선수입니다. 요즘에는 유럽 축구 유학 시스템 등 무언가 시도는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정책들이 장기/중기/단기 목적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지 여부입니다. 안타깝게도 대중들뿐만 아니라 축구 마니아들 조차 명확하게 알고 있는 목표, 경과, 성과(결과)가 거의 없습니다. 이 부분은 업계 사람들(선수, 감독, 스탭, 해설가 등)에게도 비판받고 있습니다.
벤치마킹 대상 : 일본축구협회(중장기적인 비전 설정, 체계적인 실천, 시스템 구축)
이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벤치마킹 하기에 좋은 나라가 일본입니다. 일본은 1993년 J리그를 출범하면서 '100년 대계'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일본 축구가 100년 안에 월드컵 우승을 하겠다는 목표와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월드컵 우승이라는 목표가 있으니 이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어떤 축구를 할 것인지, 선수와 코치는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 등이 고려됩니다. 일본은 피지컬 한계를 인정하고, 피지컬이 부족해도 실력이 좋은 나라를 롤모델로 정했습니다.
일본이 롤 모델로 정한 축구의 후보는 스페인 축구와 브라질 축구입니다. 이 중 브라질은 화려한 개인기와 독특한 리듬,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를 실현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 스페인식 패스 축구를 롤 모델로 삼습니다.
모델을 세웠으니 A 대표팀부터 학원 축구까지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축구를 하도록 시스템을 구성합니다. 그리고 선수 육성과 코칭스태프 육성도 시스템에 맞게 진행합니다. 자연스럽게 기본기와 기술이 탄탄한 선수들이 육성되고, 재능 있는 선수들은 모두 미드필더로 모입니다.
일본 축구 시스템의 장점은 미드필더가 강하기에 주도적인 축구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강팀과 붙어도 자신들의 축구가 가능합니다. 스쿼드가 두텁기 때문에 유럽 중소리그의 상위권 팀에서 주전이어도 월드컵 대표팀에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하타테 레오(FW, 셀틱 FC) 선수가 있습니다.
단점은 재능 있는 인재들이 모두 미드필더로 모이다 보니 공격수 부족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상한 것은 셀틱 FC에서 이번 시즌 13경기 10골로 득점 3위인 후루하시 쿄고(1995년생)를 뽑지 않고, 마에다 다이젠(1997년생)을 뽑았습니다. 일본 축구도 선수 선발에 있어 정치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일본이 연령대별로 모두 같은 축구를 지향하니, 특정 선수가 없어도 경기력의 차이가 크게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 차이는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와 일본 축구 대표팀 간의 경기 결과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경기가 올해 진행된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팀이 일본과의 8강전에서 0:3으로 대패했습니다. 지난 대회에서 준우승을 했던 팀이었는데, 이건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럼 선수가 문제냐? 아닙니다. 당시 이강인 선수와 이번 시즌에서 벨기에 리그에서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홍현석(KAA 헨트)이 미드필더로 있었습니다. 거기에 윙어는 요즘 핫한 양현준(강원 FC) 선수가 있었습니다. 벤치에는 조영욱(FC 서울)과 오세훈(시미즈 에스펄스)도 있었습니다.
일본에게 대패 후, 대한축구협회는 황선홍 감독의 사과발언 영상을 발표합니다. 항상 대한축구협회는 이런 식으로 감독에게 모든 책임과 부담을 전가하고 뒤로 숨어버립니다.
벤치마킹 대상인 일본 축구 시스템 얘기를 더 해보겠습니다. 일본은 아직도 5년 내지 10년마다 장기 비전을 선포합니다. 지난여름에는 Jpan Way를 발표했습니다. 2050년에 월드컵 단독 개최와 우승이라는 목표를 설정한 것입니다.
일본축구협회는 목표를 설정하면 계획을 디테일하게 세우고, 철저하게 수행합니다. 이 부분이 대한축구협회가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배워야 할 사항입니다.
일본축구협회는 본인들의 비전을 위와 같이 선포하고, 유럽 유소년 시스템을 J리그 클럽과 학원 축구까지 이식시킵니다. 또 유럽 진출을 독려하기 위해 클럽에 속한 선수가 유럽에 진출하면 격려금(보상금)까지 지급합니다.
12월 15일 출국장에서 김민재 선수가 일본이 부럽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K리그 팀들이 선수들의 유럽 진출에 적극적이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세부 개선 방안 : 감독, 코치, 피지오, 스카우터 등 코칭스태프 육성 필요
우리나라 축구는 중장기 계획에 따라 감독, 코치, 피지오 등 코칭스태프를 육성하는 아카데미 활성화가 시급합니다. 좋은 축구를 하려면 좋은 선수와 전술이 있어야 하는데, 좋은 선수와 전술은 좋은 감독과 코치가 만듭니다.
우리나라에는 축구에 미친 마니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지도자와 코칭 스테프의 문은 선수 출신들에게만 열려있습니다. 인력 풀은 넓고 다양할수록 좋은데, 선수 출신들만 할 수 있습니다.
선수 출신이 아니어도 충분히 훌륭한 코치가 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 감독입니다. 보아스 감독은 첼시 FC 스카우트(2004.7~2007.11)를 거쳐서 첼시 FC(2011~2012)와 토트넘 훗스퍼 FC(2012~2013) 감독직을 수행했습니다.
앞선 전술 트렌드 글에서 랄프 랑닉에 대해 적었는데, 슈트트가르트 아카데미에서 육성한 감독 및 코치들의 활약이 어마어마합니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물론 EPL 등 유럽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수준 높은 아카데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선진 아카데미에서 노하우를 배워와야 합니다. 내부적으로는 육성 능력이 있는 코치들이 유럽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합니다. 돈은 이런데 써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월드 클래스급 선수만 나오는 게 아니라,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텝도 유럽에서 인정받는 인재가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자연스럽게 국내파 감독 이슈는 사라지고, 내부에서 인재들이 계속 양성되는 선순환이 만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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