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대한축구협회의 또 다른 문제점인 행정력과 외교력 부재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축구협회는 현재 기술위 체제와 2013년 이후 예산 등에 있어 행정 문제가 습니다. 대외적으로는 FIFA, AFC 등에 영향력이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대한축구협회 행정력 문제
2013년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정몽규(HDC 회장, 3선) 회장(당시 52대 회장)이 취임합니다. 취임 초기에는 잘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회장단과 기술위를 분리시켜 밀실행정을 없앴고, 기업가 마인드로 협회 내 시스템을 정비했습니다.
그런데 기술위를 분리시킨 이후 책임 소지가 생겼을 때 기술위에게 책임을 묻고 교체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합니다. 기술위원장은 황보관 → 이용수 → 김호곤 → 홍명보 → 김판곤 → (다시) 이용수 순서로 바뀝니다.
홍명보는 스타 마케팅의 일환으로 영입했고, 김판곤은 홍명보가 영입한 사람입니다. 2014 월드컵 감독이 조광래 → 최강희 → 홍명보로 어처구니없이 바뀐 것은 황보관의 작품이었고, 2018 월드컵 감독이 슈틸리케 → 신태용으로 바뀐 것은 이용수의 작품입니다.
홍명보의 체제에서는 기술위와 감독 선임 위를 분리하는데, 이때 감독선임위원장에 김판곤을 데려옵니다. 홍명보가 다시 울산 감독으로 가게 되자 그 자리를 이용수가 차지하게 되면서 김판곤의 입지는 줄어듭니다.
결국 김판곤 마저 말레이시아 감독으로 옮기면서 이용수의 체제가 확고해집니다. 2014 월드컵과 2018 월드컵을 망친 장본인이 다시 득세하고, 2022 월드컵의 영광을 만들어준 김판곤과 홍명보는 지금 자리에 없습니다.
정몽규 회장은 우리나라 축구의 비전과 시스템 구축 등 대내업무는 기술위에게 전임합니다. 그리고 본인은 대외 업무에만 신경 씁니다. 대표적으로 2018년 동아시아 축구협회장 선임과 FIFA 관련 행사와 스폰서 행사에만 참석하는 것입니다.
정몽규 회장이 K리그와 대한축구협회에 소홀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이유로는 앞선 글「대한 축구협회 주 수입(스폰서, 중계권료)과 아쉬운 점」에서 언급했던 수익과 예산(2010년 1,000억 원)이 현재까지 의미 있게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몽규 회장은 취임할 때 3,000억 원 예산의 축구협회를 만들겠다고 공약(2013년 공약)을 했었습니다. 월드컵 수익, 스폰서, 중계권, 경기 입장료 등을 포함해 2022 대한축구협회 예산이 1,141억 원인 것은 협회 경영 및 행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추가로 2017년 조중연(51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이회택(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기술위원장), 김주성(전 대한축구협회 사무총장), 황보관(전 대한축구협회 위원장) 등이 배임, 비리, 탈세 등 각종 범죄로 입건되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봤을 때, 과거부터 지금까지 대한축구협회는 행정력에 있어서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 외교력 문제
대한축구협회의 국제 축구 외교력은 정몽준(대한축구협회 회장, FIFA 부회장/위원장,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회장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목소리는 FIFA 어디에서도 반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일례로 2019년 최악의 상황이 발생합니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AFC(FIFA 산하 아시아 축구협회) 부회장 선거에서 떨어지고 연이어 집행위원에도 떨어집니다. 2019년 이후로는 우리나라에서 FIFA, AFC 기관 어디에도 집행위나 보직에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습니다.
AFC 내에는 일본, 호주, 중동, 중국뿐만 아니라 북한, 홍콩, 부탄, 스리랑카, 괌 소속 집행위원들이 다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나라만 집행위원에 한 명 없다는 것은 정말 심각한 것입니다.
그로 인해 올해 문제가 발생합니다. 중국이 반환한 2023 아시안컵 개최에 대한축구협회가 도전했습니다. 언론 기사에는 우리와 카타르가 마지막까지 경합하다가 카타르가 개최권을 획득한 것처럼 표현되었습니다. 현실은 카타르의 압도적인 승리였습니다.
당시 카타르는 압도적인 물량공세 등으로 노력했습니다. 아시안컵 유치를 위해 2,000만 달러(추정)의 아시아 축구발전기금과 본선 참가국의 항공료, 체제비용까지 모두 부담하겠고 적극적으로 임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시안컵이 카타르에서 열리면 서아시아에서만 2회(17회 아랍에미리트, 18회 카타르) 연속 개최이니, 동아시아에서 개최되어야 한다는 당위성만 주장했습니다. 정상적인 투표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연히 카타르에 투표했을 겁니다.
대한축구협회는 FIFA는 고사하고, AFC에서 조차 영향력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집행위원 한 명 없는 상황에서 대한축구협회의 외교력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대한축구협회의 행정력 외교력이 집중되고 있는 곳 : 부동산(축구종합센터 건립)
2023년 대한축구협회 예산이 1,581억 원으로 책정되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2022년 예산인 1,141억 원에서 무려 340억 원이나 늘어났으니 행정력의 부활이라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내년도 예산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2024년 천안에 들어설 축구종합센터 건립에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예산의 큰 사용처만 살펴보면 센터 건립 비용이 511억 원, 각급 대표팀 운영비 325억 원, 국내 대회 운영비 269억 원입니다.
대한축구협회의 본질은 우리나라 대한민국 축구와 축구 산업의 성장과 발전입니다. 일본에서 비꼬는 10년마다 나오는 인재에만 의존하는 축구가 아닌, 명확한 비전과 탄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무너지지 않는 견고한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 당장 대한축구협회가 행정력을 올바른 곳에 집중하고 외교력 다시 키워서 AFC부터 사라진 영향력을 되찾기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날 축구가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게 제대로 기능하는 협회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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