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이하 맨유) 감독인 에릭 텐 하흐의 전술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텐 하흐가 펩 과르디올라나 위르겐 클롭과 같은 명장이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텐 하흐의 전술을 살펴보기 전에 텐 하흐의 부상과 AFC 아약스의 부활 관련 스토리를 먼저 참고 하시를 추전 드립니다.
맨유 감독 에릭 텐 하흐와 AFC 아약스에 대해서 알아보기
요즘 우리나라 월드클레스 수비수 김민재 선수(SSC 나폴리, DF) 의 이적설이 돌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끝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로 이적한다는 소문 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맨유의 감독인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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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텐 하흐의 축구 전술
에릭 텐 하흐는 기본적으로 전술가 기질이 매우 높은 감독입니다. 그의 전술적인 특징은 다양한 3백 빌드업 체계, 포지션 플레이와 유연성, 카운터 프레싱(게겐프레싱), 다양한 공격 채널, 선수 활용, 선수 안목과 육성 등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1. 다양한 3백 빌드업 체계
텐 하흐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그렇듯 골키퍼부터 시작하는 후방 빌드업을 선호합니다. 특히 변형 3백을 구성해서 빌드업을 진행합니다. 변형 3백을 다양하게 구사하면서 공간을 창출하고, 이 공간을 통해 빌드업을 진행하는 것이죠.
선수들의 이동(스위칭)이 클수록 상대방의 맨 마킹이 애매해지는데, 이때 공간이 발생하는 것을 이용합니다. 공격수들이 스위칭을 통해 공간을 창출하는 것과 같은 효과입니다.
변형 3백의 구성 방식을 보겠습니다.
- 오른쪽 풀백이 미들지역으로 이동하고, 왼쪽 풀백과 센터백이 후방에서 3백을 구성합니다.
- 오른쪽 풀백과 센터백 1명이 전진해 미들지역으로 이동하고, 수비형 미드필더는 센터백 자리로 이동합니다.(변칙형 라볼피아나)
- 양쪽 풀백이 올라가고, 수비형 미드필더가 센터백 사이로 내려옵니다.(라볼피아나)
- 양쪽 풀백이 올라가고, 수비형 미드필더가 내려오는데 센터백 사이가 아닌 측면 센터백 자리로 내려옵니다.
위 1번 2번에서 오른쪽을 왼쪽으로, 왼쪽을 오른쪽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추가로 풀백을 인버티드 풀백으로 사용하거나 사이드 라인으로 올라가는 전형적인 풀백 전술을 섞어 사용하면서 미드필더 라인 간 다양한 조합을 만듭니다.
한 경기 내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빌드업이 발생하니 상대 선수들은 수비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위와 같은 전술을 구사하다 보니 텐 하흐 감독은 볼을 잘 다루고, 패싱력이 좋은 센터백을 선호합니다. 이런 능력을 가진 센터백 선수들은 많지 않고, 있어도 몸값이 비싸기 때문에 수비수나 중앙 미드필더 출신을 센터백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MF에서 DF로 변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선수를 포지션 변경 시킨 것입니다.
또 최근에 맨유와 노팅엄 포레스트 FC, 울버햄튼 원더러스 FC와의 경기에서 해리 매과이어(DF 센터백, 맨유) 대신 루크 쇼(DF 레프트백, 맨유)를 센터백으로 기용하기도 했습니다.
2. 멀티 포지션과 포지션 플레이, 전술적인 유연성
펩 과르디올라로 부터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포지션 플레이는 텐 하흐 전술의 기본입니다. 포지션 플레이는 이전 글(현대 축구 전술 트렌드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점유 축구)에서 설명드렸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포지션 플레이에는 따라다니는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선수 구성과 무한 스위칭을 통한 공간 창출, 뒷공간 침투입니다. 이는 위의 3백 빌드업과 같은 맥락입니다.
대부분의 명장들이 보유하고 있는 능력 중 하나가 전술적인 유연성입니다. 기본 뼈대는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를 기반으로 세우지만 세부 전술은 선수들의 개성과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으로 완성합니다.
텐 하흐도 현재 현재 보유한 선수들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술을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상대방의 전력과 전술도 고려해 유연하게 경기를 운영하는 명장입니다.
3. 카운터 프레싱(게겐 프레싱)
텐 하흐는 펩 과르디올라의 축구 장점만 갖고 있는 게 아닙니다. 텐 하흐는 펩의 점유 축구 전술에 위르겐 클롭 감독(리버풀 FC 감독)의 게겐프레싱도 본인의 축구에 접목합니다.
같은 편 선수가 볼을 뺏기는 순간 주변에 있는 4명의 선수가 압박해 볼을 탈취합니다. 그렇기에 모든 선수의 수비 가담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또한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강하게 들어가기 때문에 수비 지역의 커버 범위가 넓고 발이 빠른 수비수를 선호합니다. 그런 능력을 가진 센터백은 많지 않기 때문에 수비형 미드필더나 풀백이 센터백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자주 사용합니다.
4. 다양한 공격채널 활용
텐 하흐는 토털 사커의 나라인 네덜란드의 AFC 아약스 출신답게 다양한 공격 채널을 활용합니다. 채널은 공격 루트의 숫자를 의미하는데, 간단하게 공격에 참여하는 선수의 수라고 보면 됩니다.
텐 하흐는 공격 시에 골키퍼를 제외하고 8명에서 10명이 참여하는 전원 공격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진정한 토털 사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윙어 또는 풀백을 이용해 사이드에서 크로스 공격을 적극 사용합니다. 한쪽 측면에서 윙어와 풀백 모두가 측면으로 올리기보다는 한 명은 올라가고, 나머지 한 명은 중원 싸움을 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즉, 인버티드 풀백을 사용하면서 측면으로 넓게 벌려주는 전통적인 윙어를 인버티드 윙어를 사용하면서 사이드 라인으로 치고 올라가는 전통적인 풀백 전술을 사용합니다.
또한 펩 과르디올라가 그러하듯 폴스나인 전술처럼 무한 스위칭을 사용합니다. 거기에 본인만의 스타일을 더해서 경기장을 더 넓게 사용하기 위해 윙 플레이를 적극 활용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펩과 차이가 있습니다.
5. 선수 활용 방법
텐 하흐는 선수를 위치에 따른 롤(포지션)로 한정하지 않고, 역할을 부여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예를 들어 윙어라도 플레이 메이킹 능력이 있다면, 윙어 자리에 두고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부여해 이 선수를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갑니다.
득점력이 높은 윙어가 있다면, 윙어 자리에서 윙어 플레이를 시키지만, 최종 피니시(득점)가 그 선수를 통해 이루어지도록 전술을 구성합니다. 즉, 득점력이 높은 윙어가 득점할 수 있도록 스코어러의 역할을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텐 하흐의 팀에서는 4-2-3-1이나 4-3-3과 같은 포메이션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이와 같은 전술이 바로 농구에서 자주 사용되는 Overload to Isolate입니다. 한쪽으로 선수들을 몰아놓고, 상대적으로 공간이 발생한 반대쪽으로 방향을 전환해 1:1 돌파로 공격하는 전술입니다.
이때 상대방 선수를 몰아넣는 측면에는 플레이메이커 성향의 선수를 배치합니다. 반대 측면에는 1:1 돌파가 능하고, 스피드가 좋은 스코어러 성향의 선수를 기용합니다.
6. 선수 보는 눈과 육성 능력
텐 하흐는 선수를 보는 눈이 좋고, 유망주를 육성하는 능력 또한 탁월합니다. 그렇다 보니 유망주로 팀의 뼈대를 세우고, 부족한 역할은 베테랑을 영입해 메꾸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AFC 아약스에서 발굴한 유망주로는 프랑키 더 용(바르샤), 마타이스 데 리흐트(뮌헨), 도니 판 더 빅(맨유), 안토니 엘랑가(맨유),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맨유), 라이언 흐라번베르흐(뮌헨), 누사이르 마즈라위(뮌헨) 등이 있습니다.
텐 하흐는 아약스에 있을 때, 다른 리그에서 실패한 베테랑을 영입해서 반등시키기도 했습니다. 데일리 블린트(맨유→아약스→뮌헨), 두산 타디치(사우스햄튼→아약스), 세바스티엥 알레(웨스트햄→아약스→도르트문트)가 대표적입니다.
텐 하흐가 맨유로 팀을 옮긴 후에는 재정이 넉넉해서 본인이 원하는 축구를 구현할 수 있는 선수들을 영입하는 방식으로 팀을 꾸립니다. 대표적인 선수로는 리산드로 마르티네스(CB), 안토니(RW), 크리스티안 에릭센(CM), 말라시아(LB) 등입니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이나 여름 이적시장에도 텐 하흐의 선수 영입이 활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재 선수 자리(센터백) 외에도 9번 공격수(가운데서 버텨주는 중앙공격수)와 발 밑이 좋고, 빌드업이 가능한 골키퍼 포지션이 시급합니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이 명장이 되기 위한 조건(증명해야 할 것들)
AFC 아약스에서 4 시즌과 반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에서 반 시즌을 보면 텐 하흐 감독은 펩 과르디올라나 위르겐 클롭과 같은 명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명장이라고 확정하기보다 가능성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빅클럽 감독으로서 증명해야 할 것들이 몇 가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로테이션 선수단(더블 스쿼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입니다.
아약스에서는 제한적 재정 상황으로 선수단 규모가 크지 않았음에도 에레디비시 리그에서는 확실한 주전과 교체 멤버로 한 시즌을 꾸려나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 시즌에 60경기를 넘게 소화하는 맨유에서는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한 로테이션이 필수입니다. 아마 이 부분은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시즌을 통해서 검증이 될 듯합니다.
다음으로는 스타플레이어들이 많은 맨유에서 선수단 장악 능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감독이 선수단을 장악하지 못하면 나머지 능력이 아무리 좋아도 성공할 수 없습니다. 텐 하흐는 이전 맨유 감독인 랑닉의 실패 사례를 곱씹어봐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진행된 반 시즌에서 보여준 텐 하흐의 선수단 장악 능력은 어느 정도 검증된 느낌입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사우디행과 내규 위반의 마커스 래시포드 선발 제외에도 별 탈이 없는 것을 보면 충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본인의 전술 특성으로 인해 선수들의 피지컬이 약한 단점을 보완하는 것입니다. 피지컬이 부족한 대표적인 예가 센터백으로 영입한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입니다.
앞으로도 선수를 영입하고 기용할 때 피지컬적인 부분보다는 활동량과 스피드, 패스 능력, 발밑 능력 등을 우선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피지컬이 강력한 EPL 무대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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