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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대한축구협회의 문제점 3. 한국 축구와 선수들 보다 돈을 중시

by 파이프라인만들기 2023. 1. 1.

대한축구협회에서 수익을 신경 쓰는 것은 중요합니다. 스폰서나 중계권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이 우리나라 축구와 선수들, 협회 운영을 위해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선수나 한국 축구보다 돈을 중시하고 우선 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벤투 감독이 인터뷰 내용을 인용하면서, 선수와 우리나라 축구보다 돈/수입/스폰서를 중시하는 대한축구협회의 문제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시즌 한국 축구는 플레이오프와 결승전이 72시간 안에 모든 경기가 치러졌다.
선수들의 휴식은 필요 없고, 중요한 게 돈과 스폰서 이런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한국(축구협회)에서는 '대표팀이 중요하지 않다'라고 보는 것 같다.
by 파울루 벤투(2022.11.10 기자회견)

 

 

선수들의 휴식과 건강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대한축구협회

 

2022년은 11월에 열리는 월드컵이라는 특수성으로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축구 대표팀들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대회보다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았습니다.

 

선수들의 일정이 빡빡하고, 선수들의 부상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대한축구협회는 K리그나 FA 컵만이라도 일정을 조정해서 선수들의 휴식 보장과 부상 방지를 위해 노력했어야 합니다. 

 

K리그와 FA컵은 일정 그대로 진행되었고, 김진수 선수가 대회 직전까지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컨디션 관리가 안된 상태에서 브라질 전까지 무리하다 보니 경기가 끝나고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정도까지 되었습니다.

 

이렇게 선수들을 혹사시키고,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에 관심이 없는 대한축구협회의 문제는 현재 논란이 있는 '2701호 결의' 사건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선수들이 5년 전부터 축구협회가 제공하는 선수들의 안정과 치료 방식에 불만을 제기해왔기 때문입니다.

 

 

돈을 우선하다가 월드컵 직전 평가전도 제대로 준비 못한 대한축구협회

 

TV조선과 중계권 계약으로 인한 문제도 발생합니다. 대한축구협회가 주관하는 모든 경기에 대한 중계권을 TV조선과 계약합니다. 그로 인해 올해 9월과 11월에 유럽에서 평가전을 못하고 한국에서 진행했습니다.

 

보통 한국의 평가전 상대팀은 일본과의 평가전 일정도 함께 계획하고 방문합니다. 일본의 평가전 상대팀도 동일하게 한국과의 평가전을 같이 계획합니다. 이는  A매치 기간에 보통 2경기를 하는데, 한국(또는 일본)하고만 경기를 하면 다른 지역(동아시아 외 지역)에서 나머지 한 경기를 잡기가 애매하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일본축구협회에서 많은 지원을 합니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일본과의 평가전을 선호하기 때문에 일본과 평가전이 먼저 결정되면 우리나라와 나머지 한 경기를 진행합니다. 문제는 올해 9월에 일본이 유럽에서 평가전을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A매치를 잡지 못한 대한축구협회는 조급해집니다. 다행히 월드컵에 진출한 나라 중에서 코스타리카와 카메룬이 평가전을 잡지 못해서 우여곡절 끝에 평가전 경기를 잡습니다. 심지어 코스타리카와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전도 주선해 줍니다.(이렇게까지 해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코스타리카는 이번 월드컵 진출한 나라 중에서 가장 약체로 평가받고, 우루과이/가나/포르투칼과 색깔도 다르고, 전술도 다른 팀이었습니다. 그나마 카메룬이 가나전을 대비한 상대로 적합했지만 주요 선수는 오지 않았고, 카메룬의 1.5군 ~ 2군 선수들과만 경기를 하게 됩니다.

 

11월 평가전도 문제였습니다. 국내에서 출정식을 한다는 명분하에 아이슬란드와 경기를 잡습니다.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칼과 경기 내용을 놓고 보면,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은 아무런 득도 없는 경기였습니다.

 

그러면 9월 이전은 어땠을까요? 6월에 진행된 네 차례의 평가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6월 2일에 한국 대 브라질, 6월 6일에 한국 대 칠레, 6월 10일 한국 대 파라과이, 6월 14일 한국 대 이집트 경기가 있었습니다.

 

우선 브라질과 평가전을 치른 것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일본이 잡은 평가전에 어부지리 걸렸습니다. 칠레, 파라과이, 이집트는 모두 월드컵 본선에 탈락해서 세대교체 멤버로 우리와 평가전을 했습니다. 심지어 이집트는 손흥민과 EPL 공동 득점왕이라는 살라 조차 오지 않았습니다.

 

다른 시기라면 백 번 이해할 수 있지만, 월드컵 직전의 평가전은 실전에 준하는 상대를 매칭시켜 주는 것이 대한축구협회의 역할입니다. 6월까지는 이해해도 9월과 11월에는 유럽이나 카타르에서 평가전을 치렀어야 합니다. 하지만 중계권 문제로 국내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덕분에 입장권 수입도 짭짤했죠. 이 돈은 다 어디에 쓰였을까요?

 

지금까지 단편적인 몇 가지만 언급했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업무의 우선순위가 선수들과 우리나라 축구의 발전보다는 돈(수입)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습니다. 벌어들인 돈을 잘 써왔다면 그나마 다행인데, 어떻게 쓰였는지 전혀 와닿지 않습니다.

 

 

돈만 신경 쓰다가 파울루 벤투도 놓치고, 긴 시간 대책도 없는 대한축구협회

 

최근에 벌어진 이슈로 대한축구협회의 문제점이 또 드러났습니다. 바로 벤투 감독과의 재계약 그리고 차기 감독 후보 선임에 대한 대한축구협회의 준비 상태입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끝나고 파울루 벤투 감독은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과 작별했습니다. 9월에 재계약 논의가 있었지만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재계약이 틀어진 이유는 재계약 조건 때문입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다음 월드컵인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4년의 임기 보장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1+3을 제안합니다. 아시안컵 결과를 보고 3년을 연장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벤투와 그의 사단을 재계약을 하지 않았고, 지금은 폴란드 대표팀 감독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후 우리나라 차기 감독으로는 김학범, 최용수, 박항서가 코치로는 안정환이 논의된다고 기사가 났습니다. 그리고 팬들과 언론이 엄청난 비난을 하자,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2월 10일 차기 감독에 대해 아직 첫 회의도 안 했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9월에 벤투와 협상이 결렬되었는데, 12월 10일 이전까지 차기 감독에 대한 회의도 안 해봤다면 정말 큰 문제입니다. 무려 3개월 동안 차기 감독에 대해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는 말이 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국내파 감독을 생각하고 있었다면, 막대한 수익에도 예산 때문에 국내파 감독을 고려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2023년 대한축구 협회의 예산은 1,581억 원으로 역대 최고입니다. 예산 중에서 축구종합센터 건립 비용이 511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가대표팀 차기 감독에 대한 회의도 없었는데, 센터 건립에만 엄청난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예산의 숫자와 구성만 봐도 문제점에 대해서 다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대한축구협회는 우리나라 축구와 선수들보다 돈을 더 중시하고 우선하는 문제점이 개선될지 걱정되고 궁금합니다.  이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는 어려울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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